[위의 기사에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6월 3일자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서울 공연이 막을 내렸다. 맨 오브 라만차는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서, 작가 세르반테스가 자신의 책 속의 주인공 돈키호테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세르반테스는 종교재판을 받기 위해 지하감옥에 끌려오게 된다. 지하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각각의 역할을 배정하며 돈키호테의 연극을 하게된다. '슬픈 수염의 기사', '라만차의 사나이' 라고 자신을 칭하며 늙은 돈키호테는 적과 싸우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들은 대부분 조용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다른 뮤지컬들과는 색다르게 공연 앞 자리에 지휘자가 존재해 극이 시작하기 전 약 20분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고, 뮤지컬 내에서의 음악 또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우러진다. 1막 초반에 시작하는 '둘시네아'는 돈키호테가 사랑하는 여인인 둘시네아(알돈자)를 만났을 때 부르는 넘버로서 그의 둘시네아를 향한 마음과 아직은 어색한 두 사이를 달달하게 표현하고 있다. 1막 마지막 넘버인 'the impossilbe mission'에선 돈키호테가 자신의 사명을 다해 이룰 수 없는 꿈이더라도 내일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다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넘버에서 중반부까지는 돈키호테의 목소리(노인)로 노래를 하다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세르반테스의 원래의 목소리(젊은 남자)로 변하는 순간 전신에 전율이 흐른다. 극의 마지막에서 세르반테스가 지하감옥을 빠져나가 종교재판을 받으러 가는 장면에서 지하감옥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세르반테스가 나아가는 길을 밝혀줌으로써 극은 마무리되고, 관중들의 기립박수는 커튼콜이 끝나기까지 끊이지 않는다. 세르반테스의 숙명과 돈키호테의 진심이 어우러진, 오직 맨 오브 라만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었다.
맨 오브 라만차의 출연진은 세르반테스역의 오만석, 홍광호 배우, 알돈자(둘시네아)역의 윤공주, 최수진 배우, 산초역의 이훈진, 김호영 배우를 중심으로 총 13명의 출연진이 있다. 모든 출연진들의 캐스팅이 부족함을 느낄 수 없으며, 특히 홍광호배우는 6년만에 맨 오브 라만차의 무대에 다시 한 번 서게되었다.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을 기준으로 좌석의 80%이상이 항상 채워졌고, 예매율 1위(인터파크티켓 기준)또한 가볍게 해 내었다. 한국에서 벌써 몇 차례의 재연이 이어졌을만큼 사랑을 받고있는 작품이고,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꼭 한 번씩 입에 거론될 만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맨 오브 라만차의 2018년도 재연에서 변한점이 있다면 그간 문제가 되어왔던 장면인 여성을 강간하는 묘사가 드러나 있는 씬이 다른식으로 묘사가 되었다는 점이다. 맨 오브 라만차의 연령 수위는 만13세이나, 청소년들은 보호자의 동행없이는 입장이 불가능 하다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했다. 이는 그 씬의 문제로서 아직까지도 굳이 필요없는 장면이라고 비판하는 사람과 관람 연령을 높여야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물론 이번 공연에서는 최대한으로 논란의 장면을 없앴으나, 맨 오브 라만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한 충격이었다. 다음에 공연이 다시 열린다면 새로운 씬으로 바뀐 맨 오브 라만차를 한 번더 기대해보고 싶다.
맨 오브 라만차는 서울에서는 공연을 마쳤으나 울산, 부산, 대구를 거쳐 인천에서도 7월 6~8일에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릴 공연의 티켓팅이 시작된다고 한다. 돈키호테의 일화를 모르거나 서울까지 보러가기에 너무 멀어서, 혹은 뮤지컬에 대해서 잘 몰라 어떤 뮤지컬을 봐야할지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감동과 뮤지컬에 대한 흥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인천논현고등학교 임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