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되고 한국 축구에 대한 상반되는 입장이 분분하다. “예견된 패배”라고 비난하는 입장과 “그래도 피, 땀, 눈물은 인정하자”는 입장이 그것이다. 얼마 전 멕시코 전의 대패에 눈물을 흘리며 대통령을 맞던 손흥민 선수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보면, 비난하는 입장이 좀 더 우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결과가 오직 축구선수들의 불성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러시아 월드컵 이 전에 이미 한국 축구에 관한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주로 축구 협회의 오래된 폐습과, 그로인한 경기력의 저하가 그것이다. 아직도 “운동계”에 남아 있는 철저한 수직 관계, 상하 명령 복종 시스템에 의해 진짜 존중받고, 진짜 필드에서 기량을 발휘해야하는 선수들이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불편한 현실이다.
지난 정권에서 우리는 구태와 폐습의 만행을 경험하며 눈물과 분노를 쏟아냈다. 우리 사회가 정말 깨끗하고 신선한 정치가 살아 숨 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지난 정권에서 경험한 것들을 이 사회 어느 곳에서도 확인 할 수 없도록 발본색원(拔本塞源) 해야 할 것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계기로 운동, 사회, 문화, 정치 곳곳에 숨어있는 사회 정체 요소들을 찾아내어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