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여자고등학교(교장 고석봉)는 지난 6월5일부터 6월14일까지 수준 높은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학교도서관은 독서흥미유발을 위한 행사나 독서토론 또는 문화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강화여자고등학교 ‘책마루 도서관’은 3년 전부터 학생들이 ‘강사’가 되어 진행하는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학교도서관에서 만나는 먼 나라 이웃나라 – 학생강사 미니특강’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가깝게는 중국이나 일본, 멀리는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와 관련된 주제로 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준비하고, 자발적인 수강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15분씩 미니특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모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세.바.시’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 프랑스 나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로한 미니특강 발표 >
특히 올해에는 학생강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강의계획서’를 받았고, 그 중 강의주제와 강연 내용에 특색이 있고 의미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최종 12명의 학생강사를 선발했다. 이는 3대 1의 경쟁을 뚫고 준비된 학생강사였다. 이들은 아나운서 출신의 스피치 강사로부터 강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전문적인 강사로서 자신이 탐구한 내용에 대해 대중 앞에 자신감 있게 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물론 강사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만 의미있을까? 분명 아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자발적으로 점심식사도 마다하고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아이들이 점심시간마다 도서관을 가득 채운다. 자리가 부족해서 서서 듣고, 쪼그리고 앉아서 강의 내용과 소감을 메모하는 모습은 진정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풍경이었다.
< 학생중심 프로그램의 자발적인 참여 청강중인 강화여고 학생들 >
그렇다면 왜 이 프로그램이 학교도서관의 특색있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일까? 이곳에는 2015년부터 전문 사서교사가 배치되어 학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흥미유발의 관점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처럼 학생강사들이 정한 책을 중심으로 강연이 진행되고,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더 다양한 내용을 참고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아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흥미유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된 프로그램이었다.
학생강사로 참가한 3학년 이가현 학생은 “평소 언어와 광고의 연결지점에 대해 늘 관심이 많았는데, <세계는 이 광고에 놀랐다.>라는 책을 읽으며 관련된 다른 자료도 찾아보게 되었고, 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광고 속에 우리의 언어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는지에 대해 탐구해보았다.”며 “이 내용으로 강의를 해보고 싶었는데 학생강사로 선발되어 더 쉽고 재미있게 수강생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많이 연습했다. 특히 제 강의에 많은 학생들이 호응을 보여주어 뿌듯하다.”며 학생강사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2019년 3월 1일자로 이 학교에 부임한 고석봉 교장은 학생들이 강사가 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와서 강연을 수강했고, 학생강사들의 강의내용에 대해 “정말 놀랍고, 교장인 나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며 “우리 학생들이 이렇게 자신의 꿈과 관심사에 대해 탐구하고, 타인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겠다.”고 학생들의 모습에 감탄했다.
1학기에는 2,3학년을 중심으로 학생강사를 모집했고, 2학기에는 선배들의 강연을 수강한 1,2학년 학생들 중에서 학생강사를 모집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강화여고의 학교도서관프로그램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최문선 학부모 기자 (moonsun6654@naver.com)